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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며기 스파이/독일

국가 평균 연봉 비교

현재 며기가 다니는 회사는 11월마다 승진과 연봉 재협상을 한다. 한국이나 미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일단 영국이든 독일이든, 어지간한 경우는 연봉 상승률이 그닥 높지 않아서 아예 맨 처음 입사할 때 최대로 높은 연봉을 받아야 좋다. 특히 독일이랑 영국은 경험상 연봉 몇 천 유로/파운드 올린다고 해도 세금 떼고 나면 실제 체감 월급 상승의 기분조차 아예 느껴지지 않는 때도 있다 ㅎㄷㄷ

 

아무튼 11월이다보니 갑자기 독일 평균 연봉이 궁금해졌고, 덕택에 딴 나라 평균 연봉은 어쩐지도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구글에서 "average salary germany 2018" 치니 "trading economics"라는 사이트에서 2018년 11월의 데이터를 올려놨길래 이 자료를 참고한다.

 

이 사이트에 의하면 독일 평균 연봉은 2018년 11월 현재 세전금액으로 46500유로 (3875유로/월) 이라고 한다. 옆나라 프랑스가 35976유로 (2998유로/월)로 의외로 낮다. 왠지 독일 연봉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느낌이라 (특히 베를린이 물가가 싼 편이라 뮌헨같은 다른 물가 비싼 독일 도시들에 비해 월급이 조금 낮다고 한다) 이 데이터가 조금 놀랍긴 하다. 영국은 보아하니 주급 524 파운드가 평균이라고 하는데 (1년 53주로 계산해서 1년 연봉은 27772 파운드) 어어어어어어엄청 낮은 느낌이다;;; 진짜로 저 연봉에서 세금 떼면 런던 근교에서 못산다;; 싱글이면 어찌어찌 연명은 하겠지만 부양 가족이라도 있으면 마이너스 통장 확정이다;;; 참고로 한국은 이 사이트에 의하면 4150만원 (346만원/월) 이 평균 연봉이라고 하고, 미국은 시급으로 22.89 달러이니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 1년 53주 계산하면 48526달러 연봉이 나오는데 이 계산 믿어야 하나 잘 몰겠다;;

 

물론 세율 차이가 있고 세금 혜택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생활 물가도 나라마다 다 다르니 절대적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사족을 달아보자면:

 

1. 베를린에서 세전금액으로 46500유로 연봉이면 싱글은 대충 700유로 월세 내고도 윤택하게 살 수 있을거고 부양 가족 1~2인 정도는 900유로 월세 내고 평균 수준으로 먹여살릴 수 있을거다. 뮌헨같은 물가 비싼 도시라면 빡빡할 수도 있다.

 

2. 파리에서 저 연봉은 살지 말라는 뜻일 것 같다. 왜 런던에 이어 파리에서도 신발상자 아파트들이 생겨나는지 마구 이해되고 있음. 왜 저번 프랑스 대선에서 르 팽 아줌마가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 마구 이해되고 있음.

 

3. 영국은 일단 런던 (근교 포함) 지역과 비 런던 지역의 차이가 ㅎㄷㄷ하게 크다는 걸 감안해야 하긴 한다. 저 연봉으로는 잉글랜드 북쪽의 인기 없는 지역에서의 연명 정도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 런던은 어림도 없다. 아무리 못해도 인간다운 삶은 적어도 35000 파운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인간다운 삶"은 월세 1100 파운드 원룸에 오이스터 카드 월권 제하고 대략 순수 생활비로 5~600 파운드 생각해서다.... 물론 부양 가능한 가족수는 0이다.

 

4. 한국 진짜 근데 평균 연봉이 4150만원임?! 유럽 나라들에 비해 소득세율 살짝 낮은걸 감안하면 한국에서의 실수령액은 오히려 더 높을 것 같다. 물론 날로 물가가 비싸지는 것은 체감되는 수준이긴 하지만...

 

5. 미국이 정말로 저게 평균 연봉이라면 저건 분명 저소득 단순 노동자들이 엄청나게 많거나 데이터 자체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다;; 누가 미국 실상을 좀 알려주세요... 여지껏 며기가 알고 있는건 미국은 돈 많이 주고 세금 적게 떼서 실 수령액 ㅎㄷㄷ하게 많은 대신 사회보장 0에 가깝다고 알고 있는데.... 워낙 실리콘 밸리 연봉이랑 고급인력 연봉 얘기만 들어서 현실감각이 떨어졌나;; 저 돈으로 미국에서 살아지나요;;; (12월 2일 수정: 그런데 이 "평균연봉"이 파트타이머까지 넣어 계산한 수치이니까 풀타임 연봉 계산에는 약간의 가감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어제 머신러닝쪽 직업인 친구랑 저녁먹으면서 한 얘긴데 그 쪽 업계는 베를린 스타트업 초봉으로만 최소 7~8만유로 연봉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전공 선택부터 잘 하고 볼 일이다 ㅎㅎㅎ 머신러닝쪽 사람들이 워낙 몇 안되는 것에 비해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으니 ㅎㅎㅎ 이처럼 업계에 따라서는 "평균 연봉"이라는 수치 자체가 무색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독일은 엔지니어 직종이 고연봉 직군에 속하고 영국은 금융업 직종 (investment banking)이 돈 젤 잘 번다. 당연한 얘기지만, 어느 직종이 되었든 어느 정도 규모 있는 회사의 높은 자리 올라가면 평타 이상의 연봉은 받고 사는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