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갈며기 스파이/독일

취업시 헤드헌터에게 후려치기 당하지 않기 - 그 이후

며기가 마지막으로 글 쓴게 헤드헌터의 후려치기에 관한 내용이었으니 일단 계속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독자가 얼마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편의를 봐서, 전편은 여기 (https://nekosama.tistory.com/19) 있음. 


사실 아직 상황은 "진행 중" 이므로 며기 신변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요점만 이야기하자면, 후려치기를 시전하려던 헤드헌터가 추천한 포지션에 "연습용"으로 한 자리 지원해서 인터뷰를 보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동네 제약업계의 경우, 지원서를 내면 거의 전화 인터뷰 -> 대면 인터뷰 -> 최종 offer의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포지션의 경우는 지원서를 내자마자 바로 대면 인터뷰에 초대 받았다. 일단 회사가 며기 CV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독일 제약 시장에서의 며기의 시장성을 증명받은 셈이고 (독어따위 제대로 못해도), 간만에 대면 인터뷰 연습 기회를 갖게 되었으니 뭐가 되었든 개인적으로는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또는 회사가 어지간히 사람이 급하거나 전화 인터뷰를 따로 할 만큼 지원자가 많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ㅎㅎㅎㅎ 


이 헤드헌터를 마냥 신뢰할 수 없던 것은, 분명 인터뷰 전에 "인터뷰 팁이라던가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아는 것이 있다면 알려줘"라고 요청해서 연락 준다고 했는데 결국 연락 오지 않아 그냥 인터뷰 보게 되었던 것, 대면 인터뷰의 경우는 인터뷰 직후에 어지간한 헤드헌터들은 바로 연락와서 어땠냐고 체크하는데 이 헤드헌터는 1주일이 넘어서야 어땠냐고 연락이 오더라. 며기야, 어짜피 이 회사 들어갈 생각으로 면접 본 것이 아니라 연락이 오던 말던 딱히 신경쓰지 않았지만... 


아무튼 며기의 인터뷰 후 피드백을 듣고, 이 헤드헌터도 회사가 제시한 연봉이 좀 적은 편에 속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지 다시 회사와 연봉 올릴 수 있는 기회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독어 못한다는 것을 빌미로 잡아 후려치기 시전하려다가 며기가 정작 인터뷰 잘 본 것 같으니 (회사에서 최종 offer 받았는데 며기가 연봉 적다고 안간다고 하면 자기 손해니까) 연봉 올릴 네고를 하겠다고 하니 뭐... 이 기회에 며기 시장 가격 (?) 이나 알아보자는 심정으로 걍 냅두고 있다. 뭐가 되었든 거긴 안가, 라는게 인터뷰 후 며기의 확고한 결단이니까 (등골 쪽쪽 뽑혀 먹힐 것 같은 회사라서). 


참고로 이 헤드헌터와는 더 이상 다른 포지션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다른 헤드헌터와 컨택중이다. 추천하는 포지션이라던가, 회사들의 네임 밸류라던가, follow up 등이 일단 훨씬 나아서 이 헤드헌터를 통해 꽤 여러 포지션에 지원서를 내고 있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동시에 한 지원자의 여러 지원서를 대행하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는데 "일단 여러 군데 되어서 너한테 제일 좋은 곳으로 가는게 좋잖아" 라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오히려 며기가 약간 미안할 지경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헤드헌터는 후려치기 같은 저급 수법은 사용하지 않으며 "내 팀 전체가 니 프로파일에 맞는 자릴 계속 알아보고 있어"라고 빈 말이라도 듣기 좋은 말을 해주고 있다. 이 헤드헌터가 며긴 상당히 마음에 들기 때문에 차후 컨택 오는 다른 헤드헌터들은 현재 거절 중이다. 


뭐가 되었든, 결론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헤드헌터를 통해 취업하려면 스스로가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특히 경력직 취업의 경우)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한 헤드헌터만 의지하지 말고 최소 두 명 이상과, 믿음이 가거나 성향이 맞는 헤드헌터와 진행하는 편이 좋다. 경험상, 컨택 중인 헤드헌터들에게 자신이 다른 헤드헌터들도 컨택 중이고 이러저러한 자리들을 추천받았고 인터뷰 볼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편이 좋다 (지원자를 뺏길까봐 경쟁이 붙어 더 열심히 서포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최종 offer를 받는다고 해도 마음에 안 들면 안가도 된다, 라는 매우 기본적인 사실도 잊어버리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