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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며기 스파이/영국

Brexit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2016년 6월, 며기는 물곡이랑 물곡 친구 커플이랑 포르투갈 남부에 있는 어떤 마을에 있었다. 물곡 대학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인위적으로 지어진 냄새가 폴폴 나는 "영국인 전용" 느낌의 holiday 마을에서 했기 때문이다. 결혼식 당일이 곧 brexit 투표 결과 발표일이었다. 아침 6시 반, 물곡이 깨느라 부시럭거리는 느낌에 며기도 깨서 뉴스를 확인하니 왠 청천 벽력...! brexit결정이라니...!!

 

이 뉴스를 접하고 한 두어 시간 뒤, 결혼하는 새신랑이 우리가 있던 빌라로 인사를 왔다. 참고로 얜 anti-brexit주의자. 내가 얘한테 "how do you feel today?" 이랬더니 "terrible...!!!" 이러길래 우린 다 뒤집어졌다 ㅋㅋㅋ 난 얘한테 결혼하는 새신랑으로서의 소감을 물은건데 얜 지 결혼식보다 brexit뉴스에 더 충격을 먹었던 모양이다 ㅋㅋㅋㅋ

 

아무튼 그날 당시 수상 하고 있던 카메론 아저씨 사임하고 영국은 그 이후로 지금까지 쭉 삽질과 개판의 길을 걷고 있으며 2019년 3월이 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대체 뭐가 어떻게 결정나는 건지 하나도 알 수 없는 아수라장이다.

 

며기가 당장 영국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brexit의 수많은 사안들 중 젤 관심이 많은 것은 역시 영국내의 EU국민들의 권리, EU국가 내의 영국인들의 권리이다. EU는 기본적으로 물자, 서비스, 돈, 인력의 4가지 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한 패키지로 묶어서 허용한다. 영국은 이 중에서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빼고 싶어한다. 영국 내 우파들이 짜 놓은 "불가리아나 루마니아 같은 다른 EU 국가 국민들이 영국 와서 복지 혜택만 쏙쏙 빼먹는다, 결과적으로 영국 국민이 받을 혜택을 다 못받는다!" 라는 프레임에 교육수준 낮고 근시안적인 시야를 가진 우민들께서 홀라당 넘어갔기 때문이다. 원래 내부 사정이 혼란할 때는 외부 넘들을 욕하는게 젤 쉽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게 참 잘 먹힌거다. 민주주의란, 이런 사람들의 1표와 멀쩡한 사람들의 1표가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덕분에 웃기지도 않은 정치인들이 급부상했고 제정신을 가진 정치인들의 입지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된거다.

 

brexit의 결과를 반드시 따라야 할 법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51%의 영국 시민들의 결정"을 맘놓고 무시할 수 있는 정치인이 없는 거다. 따라서 메이 아줌마는 "brexit is brexit"라며 수상 자리 이어받자 마자 선언은 했다. 하고 보니, EU랑 저 4가지 요소중 물자/서비스/돈 끊으면 당장 영국 타격 크게 입게 생겼다. 변변한 제조업 하나 없는 나라인데, 금융업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EU랑 장사하려면 저 요소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EU는 당연한 얘기지만 cherry picking은 안된다는 주의다. 물자/서비스/돈 의 이동이 필요하면 인력 이동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거다.

 

Brexit가 결정난 근본 원인이 EU migrant인데 현실적으로 저걸 막으면 나머지 물자/서비스/돈까지 막힌다. 그렇다고 노르웨이/아이슬란드처럼 EEA에만 가입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인력 이동을 막을 수 없게 되므로 brexit주의자들한테 여전히 욕먹는다. brexit주의자들을 만족시키자고 no-deal brexit로 가면 당장 손가락 빨고 있게 생겼다.

 

아무튼, 서론이 길었는데 결과적으로 brexit가 며기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곧 영국 여권 쓰레기 되어 버리겠네!"라는 거다. 현재의 영국은 가라앉는 배이므로 굳이 저기 다시 기어들어가서 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점점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살만한 런던은 통제 안되는 부동산 가격, brexit이후 예상되는 생활물가 상승 등으로 더 이상 매력 없다. 지금 당장은 별 티가 안 나지만 2019년 이후에 급격히 티가 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저번 주말에는 런던에서 brexit 투표 다시 하자고 거리 행렬이 있었다는데 600,000명인가 700,000명인가 모여 영국 집회 역사상 1번째인가 2번째로 많은 인파였다고 한다. 현재 영국 의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중이라는데 무슨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맘에 안드는 코빈 아저씨가 이 와중에도 암것도 안하는게 참 싫다. 며기 블로그니 며기 맘대로 밝히자면, 며긴 그래서 lib dem 지지자다. 근데 안타깝게도 현재 lib dem 너무 망해서 기대를 걸고 자시고 할 수 있는게 없다...

 

참고로 EC에서 올해 초인가 작년 말쯤에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 관청 발행의 운전면허증이 brexit 이후 더 이상 EU에서 인식되지 않게 된다고 한다. 영국에서 면허증 바꿀 수 있는 시기를 놓쳐 결국 독일와서 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되어버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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