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갈며기 스파이/영국

Brexit가 제약회사에 미치는 영향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갈며기의 개인 블로그에 쓰여진 갈며기 개인 생각이므로 공식 문서등에 인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음.

 

결정적으로 Brexit가 개판...이라는 것은 2019년 3월 29일까지 반 년도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 뭐 하나 제대로 결정난 것이 없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11월 중으로 EU와 UK사이에 뭔가 극적으로 상호 합의가 이루어진다면야 다가올 brexit라는 재앙을 준비해야 하는 회사들 입장에서도 좀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껀덕지라도 있겠지만 솔직히 transition period를 연장하자느니 이런 소리 나오고 있는거 보면 11월 합의설도 마냥 긍정적인 관측은 아닌 모양이다.

 

사실 금융업의 경우, brexit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든간에 작년부터 이미 런던에서 방빼는 작업이 한참이라 뭐 새로울 것도 없고 며기가 더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다른 업계, 그것도 제약업계의 경우는 어떨까.

 

일단 EU나 영국 정부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딱 하나다. 영국 제약관련 법규는 EU의 제약관련 법규와 일치됨을 유지하겠다는 것. 아, 이러면 걱정 없는거 아냐, 라고 만만하게 생각해버릴 것이 아니다. EU의 경우 제약 인허가는 상당히 복잡한 방법으로 되어 있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삼만개가 생겨버린다.

 

상상을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 -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점 없이 EU탈퇴를 해버리게 되는 경우 (no-deal brexit)를 가정하자.

 

1. Centralised procedure로 허가받아 영국에서 팔리고 있는 의약품은 아마 새로운 절차를 거쳐 영국만의 national license로 바뀔것이다. 인허가 후 품목허가 변경을 위해서는 EMA에서 승인받는 것과 별개로 MHRA에 따로 품목허가 요청을 하여야 할 것이다.

 

2. 영국이 Reference member state인 mutual recognition procedure로 허가받은 제품이라면 새로운 RMS가 배정될 것이며 영국은 더 이상 이 MRP로 커버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license는 따로 새로운 절차를 거쳐 national license로 전환될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아도 제약회사 입장에서 벌써 추가 비용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영국 license를 따로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덧붙여 다음과 같은 상황들이 예상된다.

 

3. EU에서 약품을 허가받고 판매하려면 EU 내에 marketing authorisation holder가 있어야 한다. 즉, 지금까지 영국에 법인을 두고 유럽에 약품을 유통해 온 회사라면 brexit이후를 대비해 EU 국가 내에 법인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4. 많은 회사들이 영국과 아일랜드를 동시에 커버하는 제품 패키지 (shared pack)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 이것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제품 패키지를 분리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5. MHRA에서 받은 GMP 인증서라던가 하는 공식 문서들이 더 이상 EU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상의 근거는, 영국 관청 발행의 운전 면허증이 brexit이후 더 이상 EU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EC 발표에 기인한다. 만약 이런 상황이 정말로 온다면 회사들은 이미 유효한 MHRA 발행 서류가 있음에도 타 EU 기관에서 다시 inspection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6. 제약 유통라인이 복잡해질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영국-EU 사이의 무관세/무국경으로 추가 절차가 따로 없었으나 brexit 이후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은 MHRA가 EU 법과 일치함을 유지한다고는 했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미래에 영국이 EU와 다른 조항이나 요구사항을 추가하기 시작하면 신약 인허가 계획수립이라던가, 이미 인허가 받은 품목의 관리가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결론은 어디를 어떻게 봐도 기업 입장에서는 돈 들어갈 일만 더 생기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영국 시장 규모가 EU 전체를 다 쌈싸먹을 만큼 큰 것도 아니고... 영국 정부가 뭔가 파격적으로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어 이러한 loss에 대한 보상의 껀덕지라도 마련해주지 않는 한, brexit는 기회가 아니라 추가비용 증가만 가져오는 2019년 최고의 삽질쇼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한 젤 좋은 방법은 걍 영국이 brexit를 해도 EEA에 남는 것인데 (노르웨이-스웨덴 국경의 경우를 보면 EEA라고 하더라도 체크는 하더라...) 과연 영국 내의 brexit주의자들이 자기네들에게 "눈가리고 아웅" 식의 brexit에 찬성할 것인가,가 문제다. 어디서 유머처럼 떠도는 대로, brexit 주의자들이 죄다 죽어 없어질 때까지 transition period를 연장하는 것도 방법일지도 ㅎㅎㅎㅎㅎ  

 

 

 

 

 

 

     

'갈며기 스파이 > 영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에서 취업하기  (0) 2018.12.15
No-deal brexit는 피한 듯?  (0) 2018.11.16
현재까지의 Brexit 합의 사항  (0) 2018.11.03
Brexit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0) 2018.10.28
영국 국적  (0) 2018.10.28